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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지리/지형과 생활

세계적인 서핑 명소 포르투갈 나자레(Nazaré)

by 디에고가르시아 2021. 10. 31.

 

https://www.youtube.com/watch?v=IoR2kk5O-to 

우연히 본 예전 세계테마기행 포르투갈 편의 클립영상(큐레이터가 타일러라서 더 흥미롭게 봄)

포르투갈의 해안도시 나자레(Nazaré)의 서핑 명소 이야기가 눈길을 끔

엄청난 높이의 파도가 몰려와 이곳이 서핑 명소로 알려져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음

그리고 그 엄청난 파도의 원인으로 '5000미터의 해저 협곡'을 원인으로 말하고 있음

 

 

https://www.theguardian.com/sport/2020/aug/02/nazare-in-portugal-is-the-home-to-the-worlds-biggest-waves-and-bravest-surfers

나자레의 거대 파도 이야기를 다룬 가디언 기사 내용을 읽어보면..

 

52세 하와이인 Garrett McNamara가 2010년에 23.77m(78피트)의 파도를 타서 기네스북에 올랐다고 함

그리고 2017년에는 브라질의 Rodrigo Koxa가 24.38m(80피트)로 기록을 갱신함

그리고 거대 파도의 형성 원인으로 깊이 3마일(약 5000미터)의 협곡을 들고 있음

짧은 거리에 걸쳐 매우 깊은 곳에서 매우 얕은 곳으로 갈 때 '몬스터 파도'가 발생한다면서..

 

정말 나자레의 엄청난 파도는 5000미터 해저 협곡으로부터 파도가 육지로 몰아쳤기 때문일까?

 

여러 지형학적 지식을 조합해서 추론해 보면,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으로 보인다

 

 


 

파도(파랑, wave)에 대한 일상 수준에서의 관찰과 실제 과학적 지식의 괴리 중 하나는

파도가 치면 바다 전체가 요동친다는 점,

그리고 먼 바다에서부터 육지로 바닷물이 밀려오는 것이 파도라는 점 등이다

사실은 파도는 바다 전체에서 보면 해수면에서 10m 이내에만 발생하는, 매우 한정된 범위에서의 현상이고

또 파도가 치는 것은 바닷물이 아니라 에너지가 육지로 전달되는 것임

 

위 그림을 보면

얼핏 보면 먼 바다에서 파도가 육지 방향으로 밀려오는 것처럼 보이지만(위 그림에서 direction of wave motion)

하지만 사실은 바닷물 자체는 원운동을 하는 것이고(위 그림에서 orbital path of individual water~~)

그러한 원운동 과정에서 '에너지'가 먼 바다에서부터 육지까지 전달되는 것임

파랑에너지가 클수록 파도의 기복(crest/trough)이 큼.

파도의 높이가 평균해수면보다 높은 만큼, 평균해수면 아래 방향으로도 같은 깊이만큼 영향을 주는 것임

하지만 원운동이 나타나는 일정 깊이(보통 10m?) 이하의 해저까지 파랑에너지가 전달되는 경우는 극히 드뭄

일상 수준에서 파도가 높은 날이라고 해봤자 몇m 이내이고

극단적인 지질,기상적 현상 - 쓰나미, 태풍 - 인 경우면 에너지가 엄청 커질수 있지만

그렇다고 파도 높이가 몇백, 몇천m까지 가는건 불가능함. 큰 파도라고 해봤자 10미터 내외임

 

파랑의 굴절.swf
0.12MB

출처 http://www.fccj.info/gly1001/animations/Chapter15/WaveMotionV2.html 

 

원운동을 하면서 점차 다가오는 파도에 의해 에너지가 육지 쪽으로 전달되고

점차 얕아지는 해저와의 충돌 정도가 커지고, 파도의 간격이 좁아지다가(shallow depth shortens wavelength~~)

임계점을 넘어서면 파도가 변화하는(커지는) 현상이 발생함(waves of translation)

이러한 파도의 부서짐(파쇄, breaker)은 큰 파도(surf)를 발생시킴

 

 

 

 

그런데 해안선은 일직선이 아니라, 울퉁불퉁할 수 있음

위 그림에서처럼 육지가 바다 쪽으로 튀어나온 곳(곶, headland)이, 육지가 바다 쪽으로 들어간 곳(만, bay)이 있다면

파랑에너지는 어디에서 강하게 나타날까? (파도가 어디서 크게 칠까?)

 

위 그림에서 wave crest 선을 보면, 마치 등심선(等深線, isobath)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음

파랑이 육지 쪽으로 다가오는 방향은 wave crest 선과 수직으로 만나면서 이동함

여러 파랑에너지는 점점 곶으로 모여듬(wave energy converging on headlands)

모여든 파랑에너지는 곶에서 엄청난 파쇄를 발생시키면서 해안의 암석, 퇴적층 등을 침식시킴(그림의 진한 갈색 부분)

파쇄는 모든 해안에서 발생하지만, 위 그림과 같은 원리로 만(bay, 위 그림의 quiet beach)보다 곶에서 더 강하게 나타남

그리고 곶으로 모여든 바닷물은 곶의 양옆으로 갈라져 만으로 점차 흘러가고

곶에서 침식된 물질들은 이를 따라 만으로 이동하여(sediment movement) 만에 퇴적됨(그림의 연한 갈색 부분)

그리고 이곳은 파랑에너지가 전달되긴 하지만, 곶에 비해 약하게 전달되므로 파쇄가 약하게 나타남

 

일반적으로 서핑을 하는 이들은 만의 beach에서 서핑보드를 타고 나섬

하지만 제대로 서핑을 즐기려면, beach 근처가 아니라 먼 바다의 큰 파도가 일렁이는 곳으로 나가야 할것임

 

 


 

 

다시 포르투갈의 나자레로 돌아가면

 

우선 위키백과의 나자레 협곡 항목

https://en.wikipedia.org/wiki/Nazar%C3%A9_Canyon

 

Nazaré Canyon - Wikipedia

From Wikipedia, the free encyclopedia Jump to navigation Jump to search Submarine canyon in the North Atlantic Ocean The Nazaré Canyon is an undersea canyon just off the coast of Nazaré, Portugal, in the eastern North Atlantic Ocean. It is the largest su

en.wikipedia.org

 

영문 위키백과의 나자레 협곡 내용을 살펴보면, 위와 같은 해저지형 지도가 있음

해저에 깊은 협곡이 육지 쪽으로 뻗어있는 게 눈에 보이고, 그 협곡의 끄트머리와 육지가 만나는 곳에 나자레가 있음

육지에 가까운 해안의 대부분은 연한 하늘색으로, 바다의 깊이가 얕은 편인데

나자레 협곡 부근은 수심이 5000m 가까이 되는 것으로 지도에서 확인됨

 

이 지도만 보면 마치 5000미터 깊이 아래에서부터 거대한 파도가 육지까지 도달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왜 나자레에서는 거대한 괴물 파도가 나타나는 것일까?

 

 

나자레의 거대 파도를 형성시키는 원리를 보여주는 유튜브 영상

https://youtu.be/Yufb2MgcebM

이 영상에서 나자레 협곡이 육지와 만나는 곳에서 거대한 파도가 발생한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음

아래와 같이 파도가 거대해지는 과정에서의 몇 장면을 캡쳐하면...

 

서쪽 대서양에서부터 몰려오는 파도가, 북쪽과 남쪽에서 달라짐

수심이 얕은 북쪽 파도에서는 얕은 해저에서 파쇄가 발생하면서 파도의 간격이 조금씩 좁아짐(속도가 느려짐)

하지만 나자레 협곡 위를 지나는 남쪽 파도에서는 파도의 간격이 덜 좁아짐(속도가 유지됨)

그러다가 협곡이 끝나는 부분에서 남쪽 파도가 북동쪽 방향으로 경로를 틀고

협곡의 문턱 부분에서 파쇄가 급격하게 발생하면서 파랑에너지가 커짐(위 그림에서 파란 타원 부분)

커진 파랑에너지는 뒤늦게 온 북쪽 파도와 만나면서 더 커지고, 이는 엄청난 규모의 파도로 성장하게 됨

 

즉, 나자레 협곡의 지형적 특성, 그리고 이로 인한 협곡 문턱 부분에서의 파쇄는 거대한 파도를 만드는 데 기여했지만

사실 5000m 해저와는 큰 관련이 없음

만약 협곡의 최대 깊이가 100m 이내였을지라도 이런 파도는 만들어질수 있었을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