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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지리/생물과 인간

라쿤 vs 토론토,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란?

by 디에고가르시아 2021. 11. 11.

 

https://www.quora.com/Who-would-win-in-a-fight-between-a-raccoon-and-a-raccoon-dog

'라쿤(raccoon)'은 '너구리(raccoon dog)'와 다른 동물인데, 보통 많이들 혼동해서 부름

왼쪽 사진이 라쿤, 오른쪽 사진이 너구리임

 

라쿤은 '아메리카너구리과'의 동물이고, 아메리카 대륙 원산임.

줄무늬 긴꼬리에, 귀 쫑긋하고, 손으로 물건을 잘 잡고, 음식을 물에 씻어서 먹는 모습 특징

 

반면에 너구리는 '개과'동아시아 원산임. 꼬리랑 귀 짧고, 네발로 걸어다니고, 

우리나라에 야생에서 만날 수 있는건 다 너구리임

 

우리가 아는 대중매체의 '너구리'들(너구리라면, 롯데월드, 보노보노 너부리 등)은 모두 사실 라쿤임...

 

 

 


 

 

 

 

https://www.theguardian.com/world/2018/oct/05/canada-toronto-raccoons

 

Raccoons v Toronto: how 'trash pandas' conquered the city

The mayor has pledged to defeat the animals as some residents see them as scrappy heroes. But, like everyone else in Toronto, the raccoons are battling for space

www.theguardian.com

2018년 10월 5일 Guardian 기사

라쿤 대 토론토 : '쓰레기 판다'가 도시를 정복한 방법

시장은 일부 주민들이 그들을 괴상한 영웅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을 무찌르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토론토에 있는 다른 모든 것들처럼, 라쿤은 공간을 위해 싸우고 있다.

레이랜드 세코 2018년 10월 5일

대부분의 토론토 주민들은 라쿤 이야기가 있다. 그들은 도넛을 훔친다. 그들은 지하철을 탄다. 그들은 야구 경기와 공항 수하물 수취대에 등장한다. 그들은 은행에 침입한다.

그리고 이 캐나다의 가장 큰 도시에서 그들은 점점 더 뻔뻔해지고 있다.

"라쿤은 사람과 같아요. 몇몇은 차분해요. 몇몇은 호기심이 많아요," 토론토에 있는 야생동물 관리 회사의 사장인 데릭 맥케스니(Derick McChesney)는 말했다. "그리고 몇몇은 정말 잔인한 머저리죠."

최근 어느날 밤, 제니 서윌로(Jenny Serwylo)는 부엌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불을 켰을 때, 그녀는 세 마리의 라쿤이 함께 빵을 먹는 것을 보았다. 두 마리는 도망갔지만, 한 마리는 꼼짝도 하지 않고 먹으면서 그녀와 눈을 마주쳤다.

"그는 공손하지는 않았지만 공격적이지도 않았어요. 그는 단지 음식을 찾았어요.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먹으려고 했어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녀가 라쿤을 빗자루 손잡이로 찌를 때마다, 그는 빗자루를 발로 움켜쥐었다.

교착 상태는 라쿤이 먹는 걸 마칠 때까지 계속됐다고 서월로는 말했다. 그리고 나서, "그는 하품을 하고 배를 긁더니 창 밖으로 걸어 나가기로 결심했어요."

이러한 침입, 그리고 뒤따르는 소셜 미디어에서의 소동은 토론토의 문화에 그 끈질긴 도적단들이 얼마나 많이 얽혀있는지를 보여준다.

시장은 라쿤을 무찌르겠다고 약속했다. 수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로고로 라쿤을 채택했다. 어떤 토론토 사람들은 그들을 괴상한 영웅으로 보고, 다른 사람들은 사악한 깡패로 본다.

그리고 수년 동안, 그 동물은 모든 것들이 공간을 위해 싸우는 빠르게 팽창하는 도시의 성장통을 상징하게 되었다.

"토론토 사람으로서, 우리는 '그래, 그것들은 우리들 안에 있어.'라고 생각해요"라고 동물행동학 교수인 수잔 맥도날드(Suzanne MacDonald)는 말했다. "그들은 우리에게 애증의 동물이에요."

도시보다도 더 큰 힘을 얻고자 하는 열망에 대한 동의를 내보이던 인기있는 "Toronto v Everybody" 셔츠가 이제는 "Raccoons v Toronto"라고 적힌 셔츠로 바뀌었다.

주민들이 매일 만나는 동물인 라쿤은 과학계에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초기 박물학자들은 라쿤이 곰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은 그들이 엄지발가락을 접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렇지 않았다.

그리고 비판적으로 보면, 토론토 전역에 있는 차고와 다락방으로 얼마나 많은 라쿤이 급히 뛰어드는지 아무도 모른다.

"우리들 사이에 이 큰 동물이 살고 있어요. 이곳에 먼저 살았는데, 지금까지 잘 살아왔어요. 그리고 우리는 그들에 대해 잘 몰라요,"라고 맥도널드는 말했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거의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쓰레기 판다"는 거의 모든 것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수년에 걸쳐, 벌레나 과일을 먹던 식습관은 서서히 인간의 음식에 주로 의존하는 것으로 변질되어 왔으며, 그리고 이는 인간과 라쿤의 쓰레기통 내용물과 관련한 다툼을 증가시켰다.

"어떤 내용물도 꺼내 먹을 수 있어요. 왜냐하면 그들은 이 귀여운 작은 앞발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내용물을 꺼낼 수 있게 해주는 귀엽고 작은 뇌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라고 맥도널드 씨가 말했다.

최근 어느 날 아침에 토론토의 차고 한 구석에서, 라쿤 한 마리가 3제곱인치의 구멍을 뚫고 야생동물 관리 팀으로부터 서둘러 탈출했다.

"라쿤은 무엇이든 극복할 수 있습니다," 라쿤이 꿈틀거리고 비틀거리더니 결국 탈출하는 것을 보고 야생동물 관리 전문가인 맥케스니가 말했다. "그들의 두개골이 통과하는 한, 나머지 몸도 통과합니다."

맥케스니의 지난 15년 동안은 라쿤보다 한 수 앞서려는 데 헌신했다. 그는 라쿤을 잡는 대신에, 입구를 봉쇄하고 라쿤이 음식을 찾아 떠날 수 있는 막다른 문을 설치한 뒤, 그들이 다시 돌아오지 못하도록 막았다.

그들이 할 수 있는 한 라쿤을 구제(驅除)한다고 증언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분명하지 않다. "난 그들을 사랑해요. 그들은 정말 대단한 존재에요,"라고 그는 말했다. "그들은 도시에서 자신들의 길을 뽐내 왔고, 이제 우리는 그들을 포용했습니다."

그러나 전체 주민이 따뜻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아니다. 2014년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절반이 토론토의 라쿤 개체수를 최소한도로 유지하기 위해 안락사하는 것을 원했다.

하지만 그 관계는 복잡하다. 그 다음 해, 번화한 시내 거리에서 죽은 라쿤 사진이 화제가 되었다. 그 후 몇 시간 동안, 털로 덮인 몸의 주변에 장례식의 장식품들이 나타났다: 액자에 넣은 사진, 양초 그리고 기부 상자.

라쿤은 콘래드(Conrad)라는 이름, 해시태그는 (#DeadRaccoonTO), 그리고 빨간 장미 한 송이를 받았다.

도시 근로자들이 마침내 현장을 정리하기 위해 나타났을 때, 한 시의원은 (농담으로) 라쿤에 경의를 표하는 의미로서 토론토 거주자들은 쓰레기통 뚜껑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트위터에 올렸다.

쓰레기통, 그리고 그 안에 든 자비로움은 토론토의 인간 관계와 라쿤과의 관계의 발화점이다.

2015년에 라쿤의 야간 쓰레기 습격의 타파는 엔지니어들의 불가능한 3100만 달러짜리 노력으로 정점에 이르렀다 : 라쿤이 증명해준 쓰레기통.

새로운 디자인(튼튼한 용기 및 손으로 돌려서 여는 잠금장치를 포함한)이 공개되었을 때, 한 토론토 지방 방송국은 그것을 "인간공학적 설계의 진수"라고 숨가쁘게 말했다.

존 토리 시장은 "우리는 준비가 되었고, 무장했으며, 이 동물들에게 패배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욕이 있다"며 이 계획에 중요성을 부여하며 말했다.

도시 전역에 새 쓰레기통이 출시되자, 그는 트위터에 이렇게 썼다. "아침에 나는 라쿤을 견뎌내는 새 녹색 쓰레기통의 냄새를 좋아해요."

아니나 다를까, 라쿤이 새 쓰레기통을 뒤집고 잠금장치를 부수면서 어떻게 그것을 여는지를 알아내는 데 단지 며칠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들이 그것을 해결했다는 것에 조금도 놀라지 않았어요,"라고 맥케스니는 말했다.

도시 생활은 창의력을 가져와주고, 토론토는 "우버-라쿤(uber-raccoon)"이라고 그녀가 이름을 붙인 새로운 라쿤의 출현을 목격하고 있다고 맥도널드가 주장했다.

"우리가 실제로 라쿤보다 앞서 나갈 수 있도록 이 진화하는 무장 경쟁을 끝내는 방법이 있을까요?"라고 맥도널드가 물었다.

그녀는 토론토는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훨씬 더 좋은 쓰레기통을 발명하거나, 아니면 털복숭이 주민들과 화해하는 것이다. "우리는 라쿤이 영리하다고 비난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정말 감당해야 할 부담입니다."

 

"우버-라쿤(uber-raccoon)" :  토론토 대도시를 삶터로 삶아 적응하여 살고 있는 라쿤을 일컫는 말

 

번화한 시내 거리에서 죽은 라쿤 '콘래드'에게 장례식 장식품들과 장미 한송이가 있는 모습

'괴상한 영웅'으로 라쿤을 바라보는 시선을 확인할 수 있음

사람들은 야생동물 라쿤의 귀여운 모습을 좋아하고, 그리고 대도시에서 적응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가엽게 여김

마치 우리가 도시 내 길고양이를 바라보는 것과 유사함

 

"아침에 나는 라쿤을 견뎌내는 새 녹색 쓰레기통의 냄새를 좋아해요." 라고

3100만 달러를 들인 라쿤 방지용 쓰레기통 개발에 대해 토론토 시장이 트윗으로 알렸지만

며칠만에 라쿤에게 털렸다고 함

라쿤을 귀여워하는 시선과 동시에, 라쿤의 영악한 행동으로 피해를 받는 주민들이 많아

라쿤을 구제(驅除)의 대상으로 바라보고, 또 잘 되지 않아 골머리를 앓기도 함

역시 우리도 길고양이에 대해 불편을 호소하는 시선도 없잖아 있기에, 한편으로 공감도 됨

 

 


 

 

 

 

http://animaltourism.com/news/2012/02/16/raccoons-love-toronto

"세계 라쿤의 수도" 토론토를 합성 사진으로 보여주고 있음

 

 

https://shop.tiff.net/products/raccoons-vs-toronto-t-shirt

"세계 라쿤의 수도" 토론토 답게, 라쿤 vs 토론토 대결 기획 상품을 제작하기도 함

 

 

https://www.toronto.ca/community-people/animals-pets/wildlife-in-the-city/raccoons/

 

Raccoons

Raccoons have adapted well to city life. They are mainly active at night and feed on grubs, insects, small rodents, eggs, fleshy fruits (like grapes), nuts and vegetables (like corn). Remember these tips: Never feed raccoons Do not approach raccoons and to

www.toronto.ca

라쿤은 도시 생활에 잘 적응했습니다. 주로 밤에 활동하며 땅벌레, 곤충, 작은 설치류, 계란, 다육질 과일(포도 등), 견과류 및 채소(옥수수 등)를 먹습니다. 다음 팁을 기억하세요.
*라쿤에게 절대 먹이를 주지 마세요.
*라쿤이 길들여져 보이거나 아프거나 다친 것처럼 보이더라도 접근하거나 만지지 마세요.
*집 밖에서 반려동물에게 먹이를 주지 마십시오. 집 밖에 남겨진 반려동물 먹이는 라쿤을 유인합니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쓰레기를 쓰레기통에 적절하게 처리하세요.
  -라쿤은 땅에 남은 쓰레기와 퇴비를 먹습니다.
  -항상 녹색 쓰레기통과 쓰레기통을 전날 밤이 아닌 수거 당일 아침에 집앞 도로변으로 가져다 놓으세요.

 

라쿤에 대한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우며 연민의 감정도 있는 동시에,

라쿤으로부터 겪는 피해를 줄이고자 사람들이 경계하고 통제하려는 시선도 존재함

위 토론토 시정부 사이트에서는, 라쿤으로부터 집과 정원을 지키고 관리하는 법, 라쿤 광견병 및 여러 전염병에 대한 방역 여부 등을 소개하고 있음

 

 

실제로 구글 지도에서 토론토를 중심으로 하고, 'raccoon'을 검색하니

라쿤을 위시로 하여 여러 wildlife를 removal하는 업체들이 대거 검색됨

즉, 우리나라의 '세스코'처럼, 라쿤 등 야생동물 '해수 구제'를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라는 의미임

 

https://www.google.com/maps/place/SWAT+Wildlife+Inc/@43.7076589,-79.4333997,27124m/data=!3m1!1e3!4m9!1m2!2m1!1sraccoon!3m5!1s0x882b34da34c00001:0x7860e74365e4152c!8m2!3d43.6543353!4d-79.4402504!15sCgdyYWNjb29uWgkiB3JhY2Nvb26SARRwZXN0X2NvbnRyb2xfc2VydmljZZoBI0NoWkRTVWhOTUc5blMwVkpRMEZuU1VRMk1EWllabE5uRUFF!5m1!1e4 

 

Google Maps

Find local businesses, view maps and get driving directions in Google Maps.

www.google.com

 

 

위 '해수 구제' 업체 중 한군데 홍보 유튜브가 눈에 띄어서 가져와봄

영상만 근거로 보았을 때는, 이 업체는 라쿤이나 여러 야생동물들을 죽이는 건 아닌듯하고

집에 침입한 동물들을 집 밖으로 쫒아내는 것을 지원하는 업체인듯 함

어디로 쫒아내는걸지, 그러면 또 다른 집으로 들어가서 근본적 문제해결은 안될텐데

그렇다고 저렇게 큰 동물들을 집에 들어왔다는 것만으로 다 죽일수도 없고... 어려운 문제임

 

https://www.youtube.com/watch?v=fevCPnemllY 

 

 

 


 

 

도시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

 

캐나다와 같은 선진국, 그리고 아름다운 자연환경 보유국의 시민은 왠지 도시 속에서 라쿤과 사이좋게 공존할 것만 같다. 하지만 그들도 결국 일상공간에서 소동을 벌이는 동물과의 관계를 불편해 하는 사람이 존재한다. 라쿤과 토론토 시민들이 평화롭게 도시공간을 공유하는 모습은 낭만주의적 이상화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우리나라 여러 도시에서도 길고양이로 인해 크고작은 이야기들이 많아서 자연스레 비교가 된다. 둘의 차이점은, 라쿤은 고양이보다 좀 더 두 앞발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지능이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 또 고양이는 울음소리 때문에 불편한 점이 많은데 라쿤은 그런건 없나보다. 우리나라에서도 '캣맘', '캣대디'등이 있는 것처럼 아마도 토론토에도 '라쿤맘', '라쿤대디'들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원론적인 차원에서 '도시'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무엇일지에 대해서 지리철학적 성찰을 할 필요성이 있다. 도시문명은 인류의 창조물이다. 그리고 근대 과학기술 발달은 인류문명이 자연의 제약을 극복하고 통제하며, 자연을 문명의 발전에 이용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했다. 하지만 이원론적 자연관이 각종 환경문제의 발생, 근대에 대한 회의 등으로 위기를 맞았고, 이는 생태계, 상호의존성, 가이아설 등과 연관되는 환경윤리, 생태중심주의 사상 등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리에게 익숙한 환경보전 관련 교과서 내용이나 여러 시민사회운동이 등장한다. 이들은 폭주하는 근대성을 막고 환경에 대한 의식을 환기하는 가치를 강조하는 데는 분명 도움이 되었다. 다만 구체적인 사례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종종 존재론적 오류를 범하기도 하는데, 생태계 보전을 위해 인간 존재에 대해 놓치거나 때로는 부정하는 경우이다. 특정 생물종 보전을 위해 필수적인 지역개발을 막는 사례부터, "인간의 수가 줄어야 지구가 살아난다"는 극단적 주장까지 이어진다. 

 

특히 사람이 집중되어 살아가는 토론토, 서울과 같은 메트로폴리스에서 이러한 사례가 많다. 여기서 생태주의와 인간의 삶이 충돌하고 있고 양쪽은 나름의 논리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면 안되겠다. 길고양이나 라쿤이 불편하다고 모두 없애버리자는 식의 사고가 비윤리적인 것은 사실이다. 반대로 길고양이나 라쿤이란 생물종이 소중하므로 이들을 보전하기 위해 사람들이 쓰레기통 냄새, 음식물 도둑, 발정기 울음소리 등의 불편함을 그저 감내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도 비현실적이다. 자연물로서 존중받아야 할 권리의 보장 수준은 인간이 정해야 한다. 도시를 가꾸고 보전하고 창조할 권리 및 의무를 함께 가지고 있는 인간이 중심이 되어서 도시 속 동물들의 생태를 살펴야 하고, 동물들의 처우도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다는 범주 내에서 논의할 부분인 것이다. 이상의 주장은 프랑스의 지리철학자 오귀스탱 베르크의 <대지에서 인간으로 산다는  : 에쿠멘(인간적 거처)의 윤리적 원리>의 시선을 참조했다. 이 책은 지나친 환경윤리, 생태주의에 근거한 논의들을 경계하는 데에는 유용하고, 다만 구체적 대안 제시는 조금 부족해 보인다.

 

도시는 그 도시에 관여한 인간주체를 통해서 살고 있을 뿐이다. 도시는 인간주체의 실존에 속해 있으며, 인간의 삶에 속해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도시는 생태학적이라기보다 에쿠멘적인 풍토의 삶을 살고 있다. (p.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