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후반 이후 전지구적인 경제의 세계화는 '세계도시(global cities, world cities 등)'의 등장을 가져옴.
대도시들은 한 국가 내의 수위도시로서만 머무르는 게 아니라
세계적 규모에서 교통, 통신의 발달, 사람, 물자, 자본, 서비스 등의 교류와 연결이 증대되는 세계에서
이러한 연결의 허브 역할을 하는 세계적인 도시로서 발돋움한다는 의미임.
뉴욕, 런던, 도쿄가 대표적이고, 이외에도 세계적 네트워크와 연결성이 높은 도시들이 해당됨
그리고 서구 선진국들에서 탈산업화, 서비스경제화 등의 변화로 인해,
이러한 세계도시들에서 도시마케팅, 도시브랜딩이 중요해짐.
새로운 자본과 서비스를 유치하기 위해 마치 도시정부가 하나의 기업가처럼 도시경제를 경영하게 됨
'I Love NY'와 같이 도시의 긍정적인 브랜드를 만들어내고, 도시를 매력적으로 여기도록 하여
도시의 경쟁력을 높이고 경제적, 사회적 성공을 창출함
이 과정에서 도시의 관광산업이 특히 성장함. 관광산업은 '굴뚝없는 공장'이라 할 정도로 단기간에 도시경제를 성장시킴
하지만 세계도시의 이러한 관광산업 활성화는 부작용도 필연적으로 수반하는데...
도시가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모여사는 정주공간이라는 의미와 관련해서 생겨나는 문제임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이란, 과도한 관광객 및 관광경관이 도시로 몰려들어, 도시의 수용력를 초월하는 현상임
아래 그림과 같이, 관광객이 지나치게 몰려들면서 거리를 지저분하고 소란스럽게 하면서 도시를 어지럽히는 것임
한편 이런 오버투어리즘 현상은 세계도시 여러 곳에서 관찰되지만
도시 자체의 규모와 인프라가 큰 런던, 파리 등 대도시에서는 수용력이 커서 상대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듯함
오버투어리즘 현상이 크게 문제시되는 도시는 중소규모이면서도 관광객이 도시의 수용력 이상으로 몰리는 곳임
대표적으로 유럽에서는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세비야, 이탈리아의 베네치아, 베로나,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등이 거론됨
그리고 이런 도시들에서 최근에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 현상으로도 오버투어리즘을 설명함
이는 투어리스트(tourist)+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합성어로
관광객이 도심에 몰려들면서 관광경관의 침투로 인한 경제적, 사회적 문제로 인해
해당 지역 주민들이 삶터를 잃고 내몰리는 현상임. 즉, "관광객에 의한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음
관광객, 당신의 화려한 여행은 나의 일상의 고통이다
네덜란드의 수도 암스테르담은 세계도시이면서도, 세계적인 관광도시로서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음
17세기부터 형성된 운하경관이 지배적인 도심 지역의 가옥들이 매력적이고
또 네덜란드 국가를 상징하는 풍차, 나막신, 치즈, 튤립 등을 보러 오는 관광객들이 많으며
'관용'이라는 국가 이미지와 관련하여 대마초와 성매매를 허용한다는, 특유의 문화경관도 관광거리임
하지만 내부도시 인구가 80만 내외밖에 되지 않는,
세계적으로 연결성이 높은 세계도시 치고는 비교적 인구 및 수용력이 중소 규모인 암스테르담은
최근의 관광객 붐, 저가항공의 활성화 등으로 도심의 '오버투어리즘'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음
특히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현상을 암스테르담을 사례로 연구한 것도 있음
아래는 암스테르담 지도에서 시기별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음
도심 주거지가 에어비앤비와 같은 숙박업소로 대체되는 현상을 정량적으로 살펴보면서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현상의 정도와 양상을 설명하고자 함
조용히 해! 나 여기 살아!
이렇게 오버투어리즘, 투어리스티피케이션 현상이 심각한 암스테르담의 시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최근 관광객의 과도한 집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음
물론 20세기 중후반의 세계화, 탈산업화, 서비스경제화 시대에만 해도 암스테르담도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함
하지만 주민들과 관광객이 도시의 수용력 내에서 공존하면서 상생할 수 있는 수준을 파악하고
적절한 수준의 관광객만 올 수 있도록 도시정책을 시행하고자 함
이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아래 사진에서처럼 'I am sterdam' 조형물을 철거한 것임
이는 'I Love NY'처럼, 20세기 후반 암스테르담의 도시브랜드를 높여준 상징과 같은 슬로건임
원래 암스테르담의 대표적인 관광지구인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Rijksmuseum)' 앞에 해당 슬로건의 조형물이 있었고
암스테르담 관광객이 빼놓을 수 없는 필수 방문 및 기념사진 촬영 장소였음
하지만 2018년 12월, 암스테르담 시 정부는 이 조형물을 철거하기로 결정함
세계의 다른 어떤 도시도 대중 관광에 대해 이렇게 급진적으로 단속하지 않습니다.
네덜란드 수도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특정 유형의 방문객을 막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암스테르담 시 정부는 에어비앤비 규제, 도시 곳곳에 관광객 일탈에 대한 경고문 부착, 공공장소 음주 금지 등의 정책을 실시하고 있음
물론 도시의 관광 매력은 여전하고, 관광객을 완전히 막아버리는 극단적인 통제 경제를 실시하지 않고서야
관광객이 적절한 수준만 오도록 하는 것은 불가능하긴 했음
암스테르담 주민들은, 여전히 과도한 관광객으로 인해 불편하고 힘든 삶을 살고 있었음
그런데, 2020년에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짐
갑자기 암스테르담에서 관광객이 사라져 버림
그동안 '오버투어리즘', '투어리스티피케이션' 등을 우려하던 것들이 순식간에 반대로 뒤집어져 버림
주민들이 상상만 해 오던, '관광객 없던 암스테르담'이라는 꿈꾸던 모습이, 지구적 팬데믹 재앙에서 실현되어 버림
Amsterdam is laying down a model for what tourism should look like after COVID
When the pandemic put tourism on hold, many residents heaved a sigh of relief. Will hasty economic recovery plans scupper our chance for a rethink?
theconversation.com
"팬데믹은, '전화위복(a blessing in disguise)'이었다!"
팬데믹으로 인해 암스테르담은 관광업 및 관광객에 대해서 처음부터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는 계기가 됨
사실 관광업 유치도 암스테르담 도시정부가 글로벌 유동 자본과 인력을 유치하고자 하는 경제정책이 기원이었고
일정 수준의 관광객 방문은 관광업 종사자들의 생계는 물론, 도시경제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었음
하지만 그동안의 '오버투어리즘', 그리고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이 문제인 것이었고,
관광업이 원하든 원하지 않았든 간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리셋된 상황에서
이제부터 어떤 관광업을 추구해야 할지를 처음부터 모색해보는 계기로 삼게 됨
그리고 암스테르담의 결정은, 이번 팬데믹을 계기로 관광업을 축소하는 쪽으로 도시정책을 펼치게 됨
에어비앤비를 더욱 제한하고, 관광 상점들을 축소하도록 하며,
관광업 부동산을 매입하도록 지원하여 업종 변경을 하도록 하는 등의 정책임
도시의 지도자들과 주민들이 합의한 정책이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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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은 이번 주에 관광의 영향을 한 단계 더 줄이기 위한 지속적인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도심이 기념품 가게와 테이크아웃 식품 가게로 장악되어 있는 암스테르담에서, 비영리 단체에게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체를 매입하도록 자금을 제공하면서, 해당 부동산을 로컬 지향적인 다른 목적으로 전용하도록 할 것이다.
이 새로운 계획은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장소가 많은 매력적인 관광업에 매료된 도시 때문에, 장기간 거주해온 사람들이 내쫒기게 된 현상 때문에 도입되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암스테르담과 유럽의 관광 도시 전역에서 이러한 감정을 증폭시켰다. 주민들은 봉쇄 기간 동안 관광객들이 없는 자신들의 고향이 어떤지 볼 기회를 얻었고, 그들은 관광객이 없는 게 좋다고 결정했다. 그것은 도시의 지도자들이 공유하는 감정이다.
펨케 할세마 시장과 빅터 에버하르트 재무장관은 2021년 4월 시의회에 보낸 공동 서한에서 "우리 도심은 비현실적인 시기를 겪고 있다"며, 투어리스티피케이션을 탈피하기 위해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가장 붐볐던 곳들은 지금은 텅 비어 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분주하게 돌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
도심에서 관광객을 더 줄이는 것을 지향하는 조치들은 에어비앤비와 새로운 도심 호텔 침대에 대한 제한만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 그들은 또한 성매매 종사자들의 창문을 줄이고, 새로워진 나막신, 기념품 팩 치즈, 누텔라로 덮인 끝없는 와플과 같이 현지인들이 필요로 하지 않는 것들을 파는 새로운 상점들을 금지하려는 시도들을 포함했다. 이제 그 도시는 또 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계획의 최근 계획은 관광업계가 특히 초과된 지역을 파악하고 지역 단체들이 시장에 나올 때 바람직하지 않은 관광업종을 매입하는 것을 돕기 위해 1,000만 유로(1,130만 달러)의 기금을 제공할 것이다. 그런 다음 이러한 지역 사회 단체들은 해당 국가 지원을 사용하여 해당 지역의 사업체 또는 저렴한 주택으로 부동산의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
(...)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고 난 뒤, 다시 암스테르담에 가게 되어도
이전처럼 관광객을 환영하고 관광할 거리들이 넘쳐나는 그런 모습을 보기 힘들게 되었음
소위 '노잼 도시'가 될지도 모름.
그리고 이는 세계적으로 관광객을 도시의 수용력 이상으로 유치하는 것이 반드시 능사는 아니라는
어찌보면 당연한 교훈을 시사함.
물론 기사에서는 아주 원활하게 진행된 것처럼 보이지만, 쉽지 않은 결정과 정책 시행이었을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