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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지리/인류세와 환경

미국 서부의 대형 산불 원인은 자연인가, 인간인가?

by 디에고가르시아 2021. 12. 15.

미국 서부, 특히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최근 대형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음. 

엄청난 규모의 산불이 발생하여, 많은 임야가 불에 타고, 삼림 인근에 거주하는 이들의 인명 및 재산 피해도 어마어마함. 

왜 이렇게 대형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여 피해가 큰 것일까? 

언론 보도 사진 몇 장을 살펴보면...

 

https://www.nytimes.com/article/why-does-california-have-wildfires.html

 

 

https://www.latimes.com/california/story/2020-09-09/amazing-photos-of-deep-orange-skies-snowing-ash-as-fire-smoke-swamps-bay-area

 

 

물론 여름철에 고온건조한 것이 특징인 지중해성 기후가 대부분인 캘리포니아 주에서는 

여름철에 산불의 위험성이 크기에 어찌 보면 특별한 문제는 아닐지도 모름

로스앤젤레스 기후 그래프. 5-10월에 기온이 높으면서 강수량이 적음

 

하지만 최근의 대형 산불들은, 이전의 산불보다 규모가 너무나도 커서 진화가 도저히 힘들다는 점이 특징이고

또 이러한 산불이 연례행사처럼 빈번하게 발생하여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는 점이 문제시되고 있음 

이렇게 잦은 산불 발생으로 인해, '캘리포니아=산불'이라는 이미지가 강화되고 있음

 

캘리포니아 주기(州旗)
https://www.sbsun.com/2017/12/07/california-wildfires-political-cartoons/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은 미국 서부의 대형 산불 원인을 '기후변화'로 보고 있음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전지구적인 기후변화는, 산불의 피해를 점차 증대시키고 있다는 것

작년에 아래와 같은 트위터를 남기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발생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도 했음

 

만약 당신이 기후변화를 믿지 않는다면, 캘리포니아로 와라!

https://twitter.com/GavinNewsom/status/1297364484940431360

 

 

 

반면 작년까지 미국 대통령이었던 도널드 트럼프는, 꾸준히 대형 산불의 원인이 기후변화가 아니라고 주장해왔음.

캘리포니아 주가 삼림 관리(forest management)를 소홀히 해서 대형 산불이 생겼다면서 

산불 피해의 원인으로서 기후변화에게 책임을 회피하지 말라고 주장함.

https://www.sacbee.com/news/california/fires/article246110200.html

 

 

뉴섬 주지사는 민주당이고, 공화당 소속의 트럼프와는 정치적으로 대립될 수밖에 없음

그래서 대형 산불이라는 환경문제가, 정치적으로 양극화된 입장으로서 대립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함 

어떤 쪽이 더 합리적이고 옳은 주장을 하는 것일까? 

 

 

 


 

 

한때 '기후변화 부정론(climate change denial)' 또는 '기후변화 회의주의(climate change skeptics)'와 같이

인간활동에 의한 지구 평균기온의 상승이 근거가 없다는 주장들이 심지어 과학 분야에서도 진지하게 유행하기도 했음

하지만 지금은 일반적인 과학자 중에서 '지구의 평균온도가 점점 상승하고 있음'이란 명제를 부정하는 이는 없음

그리고 이러한 전지구적인 온난화 과정은 산불의 대형화를 촉진함

예년 같으면 충분히 진화 가능한 산불이, 폭염으로 인해 점점 대형 산불로 번져 진화가 어려운 것임

그래서 뉴섬 주지사도, 기후변화 부정론자가 캘리포니아에 와서 산불의 심각성을 눈으로 확인해보라는 말을 한 것임

캘리포니아 산불을 보면 도저히 기후변화를 부정할 수 없을거라는..

아래 두 만화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음

https://www.washingtonpost.com/arts-entertainment/2020/09/18/west-coast-fires-cartoons/
https://knowyourmeme.com/photos/1432197-california-wildfires

 

 

 

한편 트럼프의 '삼림 관리' 소홀 주장도 맞는 부분이 있음(트럼프가 이를 알고 말했는지는 논외로 하고)

지중해성 기후의 여름은 고온건조한 것이 특징으로, 자연적으로 산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큼

하지만 존 뮤어(John Muir)의 자연 '보존(preservation)' 운동 이후,

지난 100여년 동안 미국 서부에서는 산불 발생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삼림을 관리해 왔음

이는 썩은 나무, 덤불 등 삼림 내 가연성 물질들의 축적을 가져왔고

이로 인해 최근 발생하는 산불은 과거 자연적 산불에 비해 규모가 커지는 것임

아래 만화처럼, 마치 삼림 내에 성냥을 축적해 오는 것과 같은 삼림 관리 정책을 해온 것임

그리고 환경주의자들의 '보존' 정책이 선의일지라도, 반드시 선의의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사례이기도 함

https://www.michaelpramirez.com/california-forest-fire-management.html
https://twitter.com/afbranco/status/1188105448496365568

 

 

 

 


 

 

 

물론 트럼프가 삼림 관리를 제대로 이해하고 캘리포니아 삼림 관리 정책을 비판했는지는 재고의 여지가 있음

아래 기사에서도 이를 지적하고 있음.

트럼프는 2018년에 핀란드 대통령과 정상회담 후, 핀란드의 삼림 관리 정책을 근거로 하면서

캘리포니아의 삼림 관리가 소홀해서 산불이 난다고 비판했는데...

삼림 관리를 단순히 '낙엽 긁어모으기'라고 한 점이라던지, 

핀란드와 캘리포니아의 기후와 식생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그대로 적용한 점 등을 통해

트럼프는 자연지리에 대한 몰이해 상태에서, 철지난 기후변화 부정론 입장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캘리포니아를 공격했을 거라고 추론이 가능함

아래는 기사 전문 번역...

 

 

https://www.nytimes.com/2018/11/18/world/europe/finland-california-wildfires-trump-raking.html?action=click&module=Top%20Stories&pgtype=Homepage

 

Trump Says California Can Learn From Finland on Fires. Is He Right? (Published 2018)

Like his earlier comments about California’s forest management, President Trump’s remarks about how Finland prepares for wildfires were somewhat misleading.

www.nytimes.com

트럼프는 캘리포니아가 핀란드에게 화재에 대해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옳은가?

패트릭 킹슬리 2018년 11월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거대한 화재가 난, 그 중 한 화재가 최소한 76명의 사망자를 남겼고 주 역사상 가장 파괴적이었던 캘리포니아의 산림 관리를 반복적으로 비난하였다.

비록 전문가들이 그의 비판이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음에도, 그는 이번 주말에 비판적 논조를 유지하면서, 숲이 5,700만 에이커나 있지만 상대적으로 산불이 적은 나라인 핀란드로부터 캘리포니아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토요일 캘리포니아의 파라다이스(Paradise)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러분은 (우리와) 다르게 행동하고,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나온 이 국가를 보십시오"라고 말했다. "저는 핀란드 대통령과 함께 있었고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아주 달라요. 우리는 숲 속의 국가에요.' 그는 핀란드를 숲의 나라라고 불렀고, 그들은 많은 시간을 낙엽을 긁어모으고, 청소 등을 하는 데 보냅니다. 그리고 그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트럼프는 핀란드에서 산불이 난 것은 "매우 작은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에서 산림 관리에 대한 그의 이전 발언과 마찬가지로,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핀란드는 낙엽을 긁어모으지 않는다

핀란드 내무부(Finnish Interior Ministry)의 산불 전문가인 라미 루스카(Rami Ruuska)에 따르면, 활엽수 및 침엽수의 잎을 긁어모으는 것이 핀란드의 화재 예방의 일반적인 특징은 아니라고 한다. 대신, 핀란드는 숲의 바닥에서 죽은 나무들을 제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물론 우리 나라는 매우 크고, 우리는 어디에서나 그것을 할 수는 없습니다," 라고 루스카 씨가 말했다.

사울리 니니스토(Sauli Niinisto) 핀란드 대통령은 일요일 핀란드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1월 11일 파리에서 간단한 대화로 핀란드 산림 관리의 장점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낙엽 긁어모으기를 언급했던 것을 기억하지 못했다.

"핀란드의 산림 관리 체계의 비결은 초기 경보 시스템, 항공 감시 시스템, 산림 도로망에 있다"고 남부 핀란드의 해메 응용 과학 대학(Hame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의 산불 연구원인 헨리크 린드버그(Henrik Lindberg) 교수가 말했다.

린드버그는 방화 위험이 높은 시기에 핀란드 당국이 대부분의 매체에 매우 효과적으로 경보를 전달한다고 말했다.

지역 항공 클럽은 가장 산불 위험이 높은 삼림 지역을 비행하면서 당국에 돈을 받으며, 이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기 전 산불이 조기에 발견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린드버그는 "산불이 날 확률은 스웨덴과 비슷하지만, 더 빨리 진화됩니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목재와 종이 회사들은 핀란드의 숲을 가로지르는 광범위한 도로망을 구축했다. 벌목을 위해 숲 곳곳으로의 접근성을 우선하여 도로를 건설하여, 이는 화재의 확산을 늦추고 소방대가 화재 현장에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

루스카는 "핀란드 국토 대부분은 이 삼림 도로망에 의해 덮여 있습니다. 그래서 소방차를 이용하여 산불 가까이 접근하기가 더 쉽습니다."라고 전했다.

핀란드는 캘리포니아보다 훨씬 더 춥다.

영토 중 일부가 북극권 안에 있는 핀란드의 기온은 화씨 -50도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 8월에도 기온은 보통 화씨 60도 중반이다.

따라서 핀란드에서는 고온 및 건조한 공기, 빈번한 바람이 산불을 일으킬 가능성이 훨씬 높은 캘리포니아보다 1년 중 대부분 동안 방화 위험이 훨씬 낮다.

"이것은 좋은 비교가 아니에요," 라고 루스카 씨가 말했다. "겨울 동안에 눈이 50센티미터나 쌓여서, 겨울에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가을은 매우 습해요."

나무는 같지 않다.

핀란드의 숲은 주로 소나무, 가문비나무, 자작나무 등 키가 큰 냉대림으로 채워져 있는 반면, 캘리포니아 대부분의 식생은 키가 작은 채퍼럴(chaparral) 관목 지대 및 작은 나무로 이루어져 있고, 이는 더욱 불이 붙기 쉽다.

린드버그는 "전반적으로 비교가 안 됩니다."라고 말하며, 캘리포니아와 더 비슷한 유럽의 지중해 지역에서 방법을 공부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핀란드도 화재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효과적인 화재 예방 체계에도 불구하고, 핀란드는 여전히 산불을 경험하고 있다. 린드버그는 올해 약 2,500 에이커의 나무가 불타버렸고 이는 2006년 이래로 가장 높은 연간 수치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전히 피해는 62,000 에이커의 피해를 입은 이웃 국가 스웨덴보다 훨씬 덜 심각했다.

"우린 뭔가 제대로 하고 있어요," 라고 루스카 씨가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또한 운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맞다는 건가, 뉴섬이 맞다는 건가?

미국 캘리포니아의 대형 산불은, 기후변화에 의한 자연적인 것인가, 삼림 관리 정책 소홀이라는 인위적인 것인가?

애매한 정답이지만, 둘 다 부분적으로 맞다고 봐야 함

아래 기사에서도, 캘리포니아 산불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지적함

원주민들이 인위적으로 불을 놓던 전통적인 삼림 관리를 백인들이 막아서, 대형 화재에 취약해졌다는 점을 지적하고

동시에 전지구적 온난화로 산불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지적함

 

 

https://theconversation.com/climate-change-and-forest-management-have-both-fueled-todays-epic-western-wildfires-146247

 

Climate change and forest management have both fueled today's epic Western wildfires

Debating whether climate change or forest management has caused the devastating wildfires in California, Washington and Oregon is a false choice.

theconversation.com

 

기후 변화와 삼림 관리는 함께 오늘날의 미국 서부의 거대한 산불에 기름을 부었다

캘리포니아, 오리건, 워싱턴을 황폐화시키고 있는 산불의 원인은 무엇인가? 트럼프 대통령과 주 당국자들은 극명하게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트럼프는 미 서부 주들이 충분한 벌목과 잡목 제거 작업을 하지 않아 숲에 연료가 쌓여 불쏘시개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많은 민주당 의원들은 기후 변화를 이러한 대화재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태평양 연안의 숲을 연구하는 환경사학자로서, 나는 이것을 양자택일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내가 보기에 기후 변화와 삼림 관리는 둘 다 오늘날의 화재 상황에 기여했고, 산불 위험을 줄이는 것은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 한다.

자연 화재는 미 서부 삼림 생태계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불에 의존하여 덤불과 빽빽한 캐노피를 제거하여 새로운 성장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식물종이 있다. 유럽인들이 오기 전에 원주민들은 토지 관리 과정에서 사냥과 농작물 재배를 위해서 화재를 도구로 삼아왔다. 그러나 19세기에 백인 정착민들이 왔고, 그들은 불이 농장, 목장, 벌목 작업에 위협이 된다고 보았다. 그들은 공격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고 원주민들의 화재를 범죄로 처벌했다. 전문가들은 수십 년간의 화재 진압이 실제로 산불의 위험을 더 악화시켰다는 데 대체로 동의한다. 미 서부 삼림에서 연료가 위험 수준까지 오랫동안 쌓이는 데에는 벌목산업의 급속한 확장 및 산불 억제 정책이 겹쳤다. 1970년대 후반에 벌목이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북반구 점박이올빼미를 보전하는 환경 운동으로 인해 삼림에 대한 벌목 산업이 금지되었다. 이로 인해 소방청은 화재 위험을 줄일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 삼림 관리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었다. 

한편 전 세계가 탄소 배출량 증가로 온난화되면서, 특히 태평양 연안은 가장 극적인 온도 상승을 보였다. 삼림의 연료가 쌓인 것과 결합되어, 이 덥고 건조한 여름은 산불에 완벽한 조건을 만들어냈다. 빽빽한 덤불과 죽은 나무들로 막힌 숲은 작은 불꽃에 불꽃이 튀기도록 준비돼 있다. 한때 삼림 관리에 반대했던 많은 환경단체들은 현재 삼림에서 보다 적극적인 관리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산불의 증가로 인해 기관 예산은 고갈되었고 연방 토지 관리자들은 예방 조치를 취하기 어렵게 되었다. 점점 더 많은 자금이 이제 화재 진압에 투입되어야 하고, 나무를 솎아내고 잡목을 제거할 돈이 줄어들었다.